우리는 모두 승리를 꿈꾼다.처음부터 패배를 원하는사람은 없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안고 영광의 기쁨을 맛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패자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만다.
정치,사회,문화, 학교와 스포츠 ,직장에서 성공을 위해 많은 욕망을 향한 사람들의 수는 점점 늘어가고 경쟁의 효율성만이 사회발전의 논로로 부각하고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일이기도 하다.
이러 분위기 속에서 각광을 받는것은 늘 승리하는 사람이다.따라서 우리는 승자에 환호하고 승자의 전설을 만들고 승자의 미덕을 배우려고 한다. 패자의 능력이 승자에 뒤지지 않더라도 패자는 항상 뒷전이다.
야비한 술수를 써서 승리를 했더라도 그에 대한 비난은 일시적인 것이 현실이다.결과적 논리에 묻혀 과정보다 결과 중심인 "좋은 승자 나쁜패자"의 전형적인 틀이 만들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승리자는 항상 우리의 본이 되는 걸출한 사람인가?
뚜렷한 업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준 승리자도 있지만 인간적으로 보자면 패자에 비해 야비하고 비정한 사람들이 승리자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앨 고어는 정작 득표율에서는 상대 후보에 이기고도 미국의 이상한 선거방식에 의해 부시에게 패하고 말았지만 나라 안팎의 혼란을 야기시키지 않기 위해 재검표를 주장하지 않는 것은 본 받을 만한 일이다.
또 다른 예다.절친한 동료 연구자에게 노벨평화상을 빼앗겨 버린 리제 마이트너 역시 초소한 내막이라도 폭로해서 상대의 인격에 흠집을 내려 했을 것이지만 그역시 그러하지 않는 모습에 나 또한 생각을 바꿔 보기로 했다. 너무 억울하고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많았지만 패자는 승자에 비해 덜 비정하고 덜 비열하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 하기로 했다.
승자들은 자신의 목표에 걸림돌이 되면 아군이든 적군이든 가리지 않고 가차없이 제거해 버린다.
이를 승자의 품성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인간으로서의 매력은 없다.
물론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끈질기게 물고 넘어지다가 더욱 추해진 사람들도 있다.또 허풍을 떨다가 스스로 웃음 거리를 자초한 사람들도 있고,패배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신의 삶까지 갉아 먹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미련없이 깨끗이 승복한 뒤 승자를 향한 축복과 함께 아름답게 퇴장하는 사람들,패배가 뻔히 보이는 불가능한 꿈을 향해 저돌적으로 돌진하다 쓰러진사람들,이런 사람들에게서는 승자에게서 느낄수 없는 특별한 매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대중들의 크나큰 동정과 사랑이 이들에게 쏟아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나는 비록 패배를 했지만 부를 누리고 재능을 인정받고 최소한 사후의 명성이라도 얻었던분들을 존경해 본다.
그저 묵묵히 패배를 일상으로 알고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들과 차원이 다른 패배자들이 없었다면 승리자들이 있었을까?
난 승자들만 사는 세상을 꿈꾸어 보았다. 그들의 삶은 어떨련지. 오로지 승리의 삶을 거머쥐기 위해 온갖 술수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지나 아닐까?
인간적인 매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들과 살아 간다면 어떤 모습일까?
패배는 쓰라리다.그러나 패배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분수를 알고 제자리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나마 세상은 참을 만한것이 아닐까?그런점에서 진정 위대한 패배자는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옮긴이의 말처럼 현실에서 그나마
승리자로 가득찬 세상보다 패배자들이 만드는 세상에 매력이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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