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사랑채 뒤편 처마 밑에 매달렸던 닭장입니다.
아마 장태기라 불렸던가 하는데 기억이 아련합니다.
알을 낳거나, 잠을 자거나, 계란을 품어 부화 할때면 사용하던 닭장입니다.
아침! 식사에......
계란부침하나면 그날은 특별한 날이었고,
어쩌다 계란찜만 나와도 특별한 메뉴였습니다.
지금은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어야할 암탉도 달걀도 없지만.....
시골집 어느 집이나 하나쯤은 있었던 모습입니다.
유난히 약해보이던 부자집 장손이어선지,
간혹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님께서 몰래 정제로 불러 참기름에 달걀을 풀어주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시느라 살아온 삶의 모습이 장태의 굴곡과 같습니다.
장태를 보면서 그 위에 겹쳐지는 젊고 아름답던 어머님의 영상과
지금은 자식에게 의지하시는 쓸쓸한 당신의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광한루 월매집에서 옛 집을 생각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장태이야기
장태(대나무로 만든 닭장)는 동학농민군에겐 커다란 방어 무기였다. 이 장태를 이용하여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관군이 총칼로 공격을 할 때 농민군은 변변한 무기가 없었기에 장태를 구르며 관군의 총칼에 방어를 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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