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2일(목) 원광대 나종우교수님의" 전통문화와 역사"란 강의에서 남원시 대산면 신계리 마애여래좌상에 대한 강의를 감명깊게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토요일은 문화원에서 주관한 경북 영천과 포항 열린문화 답사를 다녀온 뒤 일요일 교회를 다녀와 문화유적을사랑하는 사람들과 삼복 더위를 이기며 마애여래좌상을 만나러 갔다.
십여년 전 나는 아들 지훈이의 여름방학 숙제를 하기위해 마애여래좌상을 찾아가야 했었는데 그때는 문화유산에 대한 무관심으로 남편에게 맡기고 나는 빠진 적이 있었다.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마애여래좌상을 찾았더라면 십 여년의 관심이 몇 배나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마애여래좌상은 1965년 7월16일 보물 제423호로 지정 되었다.
통일신라시대후기의 것으로 현재 남원시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타 지역의 문화유산에 비하면 너무 천대받고 있는 마애불이라고 동행인들이 남원의 문화정책에 대하여 강력히 비판했다.
마애불을 연구하는 김모씨는 수없는 마애불을 만나 보았지만 이렇게 근엄하고 웅장한 마애불을 처음 보았다며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음을 피력했다.
거대한 바위를 몸체 뒤의 광배(光背)로 삼고 자연 암반을 대좌(臺座)로 삼은 마애불인데, 매우 도드라지게 조각하여 부피감이 풍부하다.3m가 넘는 이 불상은 현재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며, 도선국사가 하룻밤 사이에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민머리 위에 있는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은 유난히 큼직하고 두 귀는 짧고 둥글다.풍만한 얼굴과 거기에 알맞게 묘사된 눈·코·입은 생기가 있으며 근엄한 편이다어깨는 넓고 가슴은 발달되어 있는데 지나치게 볼록하여 어색한 감마저 들지만 팔과 다리에 입체감이 살아있어 생동하는 체구임에 틀림없다.
옷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에만 걸쳐 있으며, 옷주름은 평행의 선으로 간략하게 나타냈다.두 손은 배에 놓고 있는데 왼손은 손바닥이 위로 향하였고 오른손은 손등을 보이면서 검지 손가락과 새-끼 손가락을 펴고 있다.구슬처럼 둥글게 표현한 머리광배에는 연꽃잎을 표현하였는데 이러한 구슬 모양의 머리광배는 그 예가 별로 없는 특이한 것으로 주목받는다.양감이 풍부한 얼굴 표현 등은 통일신라 후기의 특징이지만, 풍만한 신체에 비하여 각 부분의 세부표현이 간략화된 점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일행은 서산에 뉘엇뉘엇 저물어 가는 해를 친구삼아 풍악산을 내려오며 마애여래좌상에 대한 애정을 느꼈다.
쓸쓸히 홀로 지리산을 바라보며 남원을 품에 안고 있는 마애여래좌상이여 !
무지한 중생들을 용서하소서
기다림이 변하여
그리움이되고
그리움이 변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중생들이 되게하소서
지금도 아름다운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마애불을 생각하며.
